【판시사항】
[1]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3호의 입법 취지 / 지정상품 또는 그 포장의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3호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상표가 유사한지 판단하는 기준과 방법 및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가 유사한지 판단하는 기준
[3] 심장혈관용 약제,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를 지정상품으로 하고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의 색채를 결합하여 구성한 “ ” 표장으로 상표등록을 한 갑 외국법인 등이 “”, “” 형태의 발기부전 치료용 약제를 생산·판매·광고하고 있는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금지 등을 구한 사안에서, 등록상표와 을 회사 제품들의 형태가 서로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지정상품 또는 그 포장(이하 ‘상품 등’이라고 한다)의 기술적(기술적) 기능은 원칙적으로 특허법이 정하는 특허요건 또는 실용신안법이 정하는 실용신안등록 요건을 구비한 때에 한하여 존속기간의 범위 내에서만 특허권 또는 실용신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데, 그러한 기능을 확보하는 데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에 대하여 식별력을 구비하였다는 이유로 상표권으로 보호하게 된다면, 상표권의 존속기간갱신등록을 통하여 입체적 형상에 불가결하게 구현되어 있는 기술적 기능에 대해서까지 영구적인 독점권을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특허제도 또는 실용신안제도(이하 ‘특허제도 등’이라고 한다)와 충돌하게 될 뿐만 아니라, 해당 상품 등이 가지는 특정한 기능, 효용 등을 발휘하기 위하여 경쟁자가 그러한 입체적 형상을 사용해야만 할 경쟁상의 필요가 있음에도 사용을 금지시킴으로써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에 1997. 8. 22. 법률 제5355호로 개정된 상표법은 상표의 한 가지로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를 도입하면서, 특허제도 등과의 조화를 도모하고 경쟁자들의 자유롭고 효율적인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7조 제1항 제13호를 신설하여 상표등록을 받으려는 상품 등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만으로 된 상표 등은 제6조의 식별력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하였다.
이러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상품 등의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가 위 규정에 해당하는지는 그 상품 등이 거래되는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거나 이용 가능한 대체적인 형상이 존재하는지, 대체적인 형상으로 상품을 생산하더라도 동등한 정도 또는 그 이하의 비용이 소요되는지, 입체적 형상으로부터 상품 등의 본래적인 기능을 넘어서는 기술적 우위가 발휘되지는 아니하는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상표의 유사 여부는 대비되는 상표를 외관, 호칭, 관념의 세 측면에서 객관적, 전체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거래상 오인·혼동의 염려가 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상표의 유사 여부에 관한 판단은 두 개의 상표 자체를 나란히 놓고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때와 장소를 달리하여 두 개의 상표를 대하는 수요자가 상품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두 개의 상표가 외관, 호칭, 관념에서 수요자에게 주는 인상, 기억, 연상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할 때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두 개의 상표는 서로 유사하다고 하여야 한다. 특히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들에서는 외관이 주는 지배적 인상이 동일·유사하여 두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다 같이 사용하는 경우 수요자에게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 두 상표는 유사하다고 보아야 하나, 그러한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3] 심장혈관용 약제,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를 지정상품으로 하고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의 색채를 결합하여 구성한 “ ” 표장으로 상표등록을 한 갑 외국법인 등이 “”, “” 형태의 발기부전 치료용 약제를 생산·판매·광고하고 있는 을 주식회사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금지 등을 구한 사안에서, 등록상표와 을 회사 제품들의 형태에 공통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형태에 차이점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으로서 대부분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사에 의하여 투약되고 있는 을 회사의 제품들은 포장과 제품 자체에 기재된 명칭, 을 회사의 문자상표 및 상호 등에 의하여 등록상표와 구별될 수 있으므로, 등록상표와 을 회사 제품들의 형태가 수요자에게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워 서로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6조 제2항, 제7조 제1항 제13호 [2]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7조 제1항 제7호, 제66조 제1항 제1호 [3]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66조 제1항 제1호
【참조판례】
【전 문】
【원고, 피상고인】 화이자 프로덕츠 인크(Pfizer Products Inc.) 외 1인
【피고, 상고인】 한미약품 주식회사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서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표등록에 무효사유가 있음이 명백하여 상표권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해당 여부에 관하여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그 상표등록이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상표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상표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은 상표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그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상표등록의 무효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10300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는 지정상품 또는 그 포장(이하 ‘상품 등’이라고 한다)의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 규정의 취지는 위와 같은 표장은 상품의 특성을 기술(기술)하기 위하여 표시되어 있는 기술적 표장으로서 자타 상품을 식별하는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설사 상품 식별의 기능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상품 거래상 누구에게나 필요한 표시이기에 어느 특정인에게만 독점적으로 사용시킨다는 것은 공익상으로 타당하지 아니하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00. 2. 22. 선고 99후2549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후710 판결 참조).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상품 등의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의 경우, 그 입체적 형상이 당해 지정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에서 그 상품 등의 통상적·기본적인 형태에 해당하거나, 거래분야에서 채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형한 형태에 불과하거나 또는 당해 상품 유형에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장식적 형태를 단순히 도입하여 이루어진 형상으로서 그 상품의 장식 또는 외장으로만 인식되는 데에 그칠 뿐,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형태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등으로 수요자가 상품의 출처 표시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위 규정의 ‘상품 등의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후3800 판결,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후114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따라 살펴보면, 심장혈관용 약제,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를 지정상품으로 하고 오른쪽과 같이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의 색채를 결합하여 구성된 이 사건 등록상표(상표등록번호 생략)는 먼저 그 형상이 지정상품인 약제에 속하는 알약의 일반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고, 이에 결합된 색채를 고려하더라도 수요자에게 거래분야에서 알약의 형태로 채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하는 지정상품의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여 식별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등록상표가 알약의 일반적 형태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정상품의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다만 원심은 이 사건 등록상표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는 판단도 하고 있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므로,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없다. 한편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이상 같은 항 제6호 또는 제7호에 해당하여 식별력이 없는지에 관하여는 더 이상 살펴볼 필요가 없으므로, 이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여부에 관하여
구 상표법(2014. 6. 11. 법률 제127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제6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상표라도 상표등록출원 전에 상표를 사용한 결과 수요자 간에 그 상표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것은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따라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는 원래 식별력이 없어 특정인에게 독점사용하도록 함이 적당하지 않은 표장에 대하여 대세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상품 등의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가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하였는지는 그 형상의 특징, 사용시기 및 기간, 판매수량 및 시장점유율, 광고·선전이 이루어진 기간 및 규모, 당해 형상과 유사한 다른 상품 등의 경합적 사용의 정도 및 태양, 상표사용자의 명성과 신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형상이 수요자에게 누구의 상품을 표시하는 상표인가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지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후3800 판결 참조).
한편 상품 등에는 기호·문자·도형 등으로 된 표장이 함께 부착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상품 등의 입체적 형상 자체에 관하여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을 부정할 수는 없고, 부착되어 있는 표장의 외관·크기·부착 위치·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그 표장과 별도로 상품 등의 입체적 형상이 그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기에 이르렀다면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을 긍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후1146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등록상표와 같은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 색채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원고들의 ‘비아그라’ 제품들(이하 ‘원고 제품들’이라 한다)의 판매기간과 판매량, 원고들의 ‘Viagra’ 및 ‘비아그라’ 문자 상품표지와 별도로 ‘Blue diamond is forever’ 문구·푸른색 다이아몬드 사진·손바닥 위의 푸른색 마름모 도형 그림 등을 활용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지속적인 광고 활동, 이 사건 등록상표가 ‘푸른색 다이아몬드 모양’·‘마름모꼴의 푸른색 알약’·‘블루 다이아몬드’ 등으로 지칭되면서 언론 보도 등을 통하여 노출된 빈도, 수요자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와 원고들의 ‘Viagra’ 및 ‘비아그라’ 문자 상품표지의 압도적인 주지저명성이 그 상품의 형태인 이 사건 등록상표에도 상당 부분 전이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그 상표출원 전에 오랜 기간 특정상품에 사용된 결과 수요자 간에 그 상표가 원고들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한 것으로 현저하게 인식되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문자표장이 부기되어 있다는 사정이 이와 같이 보는 데 방해가 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식별력이 없다는 사유로 그 상표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구 상표법 제6조 제2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3호 해당 여부에 관하여
상품 등의 기술적(기술적) 기능은 원칙적으로 특허법이 정하는 특허요건 또는 실용신안법이 정하는 실용신안등록 요건을 구비한 때에 한하여 그 존속기간의 범위 내에서만 특허권 또는 실용신안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데, 그러한 기능을 확보하는 데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에 대하여 식별력을 구비하였다는 이유로 상표권으로 보호하게 된다면, 상표권의 존속기간갱신등록을 통하여 그 입체적 형상에 불가결하게 구현되어 있는 기술적 기능에 대해서까지 영구적인 독점권을 허용하는 결과가 되어 특허제도 또는 실용신안제도(이하 ‘특허제도 등’이라 한다)와 충돌하게 될 뿐만 아니라, 해당 상품 등이 가지는 특정한 기능, 효용 등을 발휘하기 위하여 경쟁자가 그러한 입체적 형상을 사용해야만 할 경쟁상의 필요가 있음에도 그 사용을 금지시킴으로써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에 1997. 8. 22. 법률 제5355호로 개정된 상표법은 상표의 한 가지로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를 도입하면서, 특허제도 등과의 조화를 도모하고 경쟁자들의 자유롭고 효율적인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7조 제1항 제13호를 신설하여 상표등록을 받으려는 상품 등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만으로 된 상표 등은 제6조의 식별력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하였다. 이러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상품 등의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가 위 규정에 해당하는지는 그 상품 등이 거래되는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거나 이용 가능한 대체적인 형상이 존재하는지, 대체적인 형상으로 상품을 생산하더라도 동등한 정도 또는 그 이하의 비용이 소요되는지, 그 입체적 형상으로부터 상품 등의 본래적인 기능을 넘어서는 기술적 우위가 발휘되지는 아니하는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내복용 알약에는 다양한 크기, 형상, 색깔이 존재할 수 있어 이용 가능한 대체적 형상이 다수 존재하고,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심장혈관용 약제, 성기능장애 치료용 약제가 실제로 이 사건 등록상표와 같은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의 색채가 아닌 다른 색채와 형상으로도 여러 업체에서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는 점, 또한 위 형상과 색채의 결합이 알약의 본래적인 기능을 넘어서는 기술적 요소가 발휘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등록을 받고자 하는 상품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 불가결한 입체적 형상만으로 된 상표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그 상표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3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표 유사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표의 유사 여부는 대비되는 상표를 외관, 호칭, 관념의 세 측면에서 객관적, 전체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거래상 오인·혼동의 염려가 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상표의 유사 여부에 관한 판단은 두 개의 상표 자체를 나란히 놓고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때와 장소를 달리하여 두 개의 상표를 대하는 수요자가 상품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두 개의 상표가 그 외관, 호칭, 관념에서 수요자에게 주는 인상, 기억, 연상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할 때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두 개의 상표는 서로 유사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15512 판결,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후1900 판결 참조). 특히 입체적 형상으로 된 상표들에서는 그 외관이 주는 지배적 인상이 동일·유사하여 두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다 같이 사용하는 경우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 두 상표는 유사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러한 우려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등록상표와 원심판시 피고 제품들은 모두 전체적으로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Tablet Face)을 하고 있고, 마름모 도형의 각 모서리가 둥글게 다듬어진 상태이며, 마름모 도형의 장축과 단축의 비율이 약 1.35 정도이고, 측면에서 보았을 때 기둥 형태 부분(Band)과 위 기둥 형태 부분의 아래·위로 튀어나온 부분(Cup)으로 구성된 유선형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그 색채가 푸른색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2) 그러나 ① 이 사건 등록상표의 경우 마름모 도형의 각 모서리가 완전한 호 모양으로 다듬어진 형태이지만, 피고 제품들은 마름모 도형의 좌·우 모서리를 장축에 수직 방향으로 잘라낸 후 각 모서리가 다시 둥글게 다듬어진 육각형에 유사한 형태이고, ② 이 사건 등록상표의 경우 기둥 형태 부분(Band)의 길이와 상대적으로 아래·위로 튀어나온 부분(Cup)의 길이 차이가 크지 아니하여 옆에서 볼 때 전체적으로 긴 타원형이나, 피고 제품들은 기둥 형태 부분(Band)의 길이가 아래·위로 튀어나온 부분(Cup)보다 훨씬 길어서 옆에서 볼 때 전체적으로 아래·위로 살짝 부풀어 오른 사각형에 가까운 차이가 있으며, ③ 특히 피고 제품들 중 ‘팔팔 100mg’의 경우에는 가운데 부분에 움푹 팬 직선의 홈이 있다.
(3) 그리고 피고 제품들은 겉포장 및 속포장으로 이중 포장이 되어 있는데, ① 겉포장은 검정 바탕에, ‘PalPalTab’, ‘팔팔정’ 및 피고를 지칭하는 상표인 ‘’가 기재되어 있고, ② 또한 ‘팔팔 50mg’의 속포장은 검정 바탕으로 되어 있고 뒷면에 ‘팔팔정’, ‘’, ‘한미약품(주)’가 반복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③ ‘팔팔 100mg’의 속포장은, 앞면은 은색 바탕, 뒷면은 검정 바탕으로 되어 있고, 뒷면에 ‘팔팔정’, ‘’, ‘한미약품(주)’가 반복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4) 또한 피고 제품들 자체에도 피고의 약칭과 용량을 나타내는 ‘HM 50’ 또는 ‘HM 100’이 음각되어 있다.
(5) 게다가 피고 제품들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은 후 의사가 피고 제품들을 처방하게 되면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에 따라 약국에서 위 제품들을 구매하게 되는 전문의약품이고, 의료법 제18조 제2항,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처방전’에서 의약품의 특정은 ‘처방 의약품의 명칭(일반명칭, 제품명이나 대한약전에서 정한 명칭을 말한다)’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이러한 사정들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비록 이 사건 등록상표와 피고 제품들의 형태에 공통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형태에 차이점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으로서 대부분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사에 의하여 투약되고 있는 피고 제품들은 그 포장과 제품 자체에 기재된 명칭과 피고의 문자상표 및 상호 등에 의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와 구별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와 피고 제품들의 형태는 수요자에게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워 서로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등록상표와 피고 제품들의 형태가 수요자에게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유사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표의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등록상표와 마찬가지로 마름모 도형의 입체적 형상과 푸른색 계열의 색채를 결합한 형태인 원고 제품들 역시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은 후 의사가 원고 제품들을 처방하게 되면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에 따라 약국에서 위 제품들을 구매하게 되는 전문의약품이다.
(2) 원고 제품들의 겉포장은 흰색 바탕으로 되어 있고, 좌측 부분에 남색 띠와 얇은 하늘색 띠가 둘러져 있는 형태로 ‘비아그라’, ‘Viagra’, ‘Pfizer’가 기재되어 있다.
(3) 그리고 원고 제품들의 속포장은 은색 바탕으로 되어 있고, 그 뒷면에 ‘한국화이자제약(주)’, ‘비아그라’, ‘Pfizer’라고 기재되어 있다.
(4) 또한 원고 제품들 자체에도 ‘Pfizer’가 음각되어 있다.
나. 이러한 사정들과 앞서 본 사정들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보면, 비록 원·피고 제품들의 형태에 공통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형태에 차이점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으로서 대부분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사에 의하여 투약되고 있는 원·피고 제품들은 각각 그 포장에 기재된 명칭과 문자상표 및 상호 등에 의하여 서로 구별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피고 제품들의 형태는 수요자에게 오인·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하기는 어려우므로, 피고가 피고 제품들을 생산·양도하는 등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가 피고 제품들을 생산·양도하는 등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부정경쟁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