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책처분취소]
【판시사항】
[1] 어떠한 처분의 근거나 법적인 효과가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2] 행정규칙에 의한 징계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 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일반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어떠한 처분의 근거나 법적인 효과가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이 행정규칙의 내부적 구속력에 의하여 상대방에게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적인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그 상대방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면, 이 경우에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2] 행정규칙에 의한 '불문경고조치'가 비록 법률상의 징계처분은 아니지만 위 처분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차후 다른 징계처분이나 경고를 받게 될 경우 징계감경사유로 사용될 수 있었던 표창공적의 사용가능성을 소멸시키는 효과와 1년 동안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됨으로써 그 동안은 장관표창이나 도지사표창 대상자에서 제외시키는 효과 등이 있다는 이유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행정소송법 제2조[2] 지방공무원법 제48조, 제70조, 제71조, 행정소송법 제2조
【전 문】
【원고,상고인】 원고
【피고,피상고인】 함양군수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 1. 3. 30. 선고 2000누363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함양군인사위원회가 1999. 10. 7. 경상남도 지방공무원으로서 1995. 2. 23.부터 함양군 도시환경과 소속 주택담당 주사로 근무하던 원고에 대하여 징계를 심의한 결과, 원고가 1999. 3. 19. 함양읍 교산리 833-1에 있는 한국천령아파트에 대한 사용승인을 하면서 이 아파트가 1동의 건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동별(동별) 사용승인이 부적합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승인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민원을 야기함은 물론 건축승인조건인 도로의 기부채납이 지연되거나 이행되지 않을 우려가 생기게 함으로써 지방공무원법 제48조에 정한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를 들어, 함양군지방공무원징계양정에관한규칙(1998. 4. 1. 규칙 제750호, 이하 '함양군규칙'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및 [별표 1] '징계양정기준'에 의하여 위와 같은 비위사실에 대하여는 견책으로 징계를 하여야 할 것이지만, 함양군규칙 제4조 제1항 제2호 및 [별표 3] '징계양정감경기준'에 따라 원고에게 표창을 받은 공적이 있음을 이유로 그 징계를 감경하여 불문으로 하되, 다만 원고에게 경고할 것을 권고하는 의결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1999. 10. 12. 원고를 '불문경고'에 처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즉, 이 사건 처분은 지방공무원법상의 징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지방공무원징계및소청규정(1998. 2. 20. 대통령령 제15647호, 이하 '소청규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및 제17조의 각 위임규정에 따라 함양군 지방공무원의 징계양정기준과 가중·감경사유 등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정한 함양군규칙에서 견책의 징계를 감경할 경우 불문(경고)으로 한다는 취지는, 불문경고조치를 또 하나의 감경된 징계처분으로 본다는 것이 아니라 징계의 종류 중 가장 가벼운 견책을 감경할 때에는 이를 불문에 붙여 아무런 징계처분을 하지 않고 그 대신 경고를 한다는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단지 앞으로 유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업무에 더욱 충실할 것을 권고하거나 지도하는 행위에 불과하고, 그로 인하여 설사 원고의 승진이나 호봉승급 등에 어떠한 영향이 미친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불문경고를 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그 원인이 된 비위사실이 승진이나 호봉승급 등 인사평정상의 참작사유로 고려되는 데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사상의 불이익은 이 사건 처분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법률상 효과가 아니라 사실상 또는 간접적인 효과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며, 달리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법률상의 효과로서 원고의 신분에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끼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이는 이 사건 처분시에 징계처분사유 설명서(갑 제1호증의2)를 교부하였고, 그 설명서의 참고란에 불복시에 소청을 제기할 수 있다는 기재가 있다거나, 전치절차에 관한 지방공무원법 제20조의2의 규정이 있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 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일반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어떠한 처분의 근거나 법적인 효과가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이 행정규칙의 내부적 구속력에 의하여 상대방에게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적인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그 상대방의 권리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면, 이 경우에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누12619 판결, 1984. 2. 14. 선고 82누37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우선 함양군규칙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징계의결이 요구된 자가 정부표창 규정에 의하여 국무총리 이상의 표창을 받은 공적(비위행위 당시 6급 이하 공무원 등이 도지사 이상의 표창을 받은 공적 포함) 등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양정 감경기준에 따라 징계를 감경할 수 있으나, 다만 당해 공무원이 징계처분이나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이나 경고처분 전의 공적은 감경대상 공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음으로 소청규정 제17조의 위임에 의한 경상남도지방공무원징계양정에관한규칙(1999. 7. 22. 규칙 제2471호) 제9조는 이 규칙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도지사가 정하도록 규정하는데, 이에 따른 경상남도지방공무원징계양정등에관한규칙시행지침(1988. 2. 16. 예규 제125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1항은, 징계처분권자가 인사위원회로부터 규칙 제6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경고할 것을 경고('권고'의 오기로 보인다.)받았을 때는 징계의결서 사본을 첨부 소속기관장 명의로 서면경고조치하고 공무원 인사기록카드 '비고'란에 그 사실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지방공무원인사기록및인사사무처리규칙(1994. 2. 3. 내무부령 제608호) 제7조 제1항 은, 임용권자는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이 징계처분을 받은 날부터 정직의 경우 7년, 감봉의 경우 5년, 견책의 경우 3년이 경과한 때 등에는 당해 공무원의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된 징계처분의 기록을 말소하도록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징계처분 및 직위해제처분의 말소방법ㆍ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내무부장관이 정하도록 규정하는데, 이에 근거한 지방공무원징계등기록말소제도시행지침에 의하면, 불문(경고)에 관한 기록도 말소대상으로 규정하면서, 징계위원회의 불문(경고)의결 통고를 받은 기관장이 당해 공무원에게 경고처분을 한 날부터 1년이 경과한 때 말소하도록 규정하며, 나아가 정부포상및장관ㆍ도지사표창지침(기록 제454면 이하)에 의하면, 재직 중 불문경고를 포함한 징계처분을 받은 자로서 징계기록이 말소되지 않은 자 등은 장관표창이나 도지사표창 대상자의 선정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규칙이나 예규 및 지침 등은 법규명령이 아니라 행정조직 내부에서 행정의 사무처리기준으로 제정된 일반적ㆍ추상적 규범인 행정규칙이어서, 일반 국민이나 법원에 대한 대외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행정조직 내부에서는 구속력 있는 규범으로 적용되고 있는바, 이들 규칙이나 예규 및 지침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이 비록 법률상의 징계처분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는 적어도 이 사건 처분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차후 다른 징계처분이나 경고를 받게 될 경우 징계감경사유로 사용될 수 있었던 표창공적의 사용가능성을 소멸시키는 효과와 1년 동안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됨으로써 그 동안은 장관표창이나 도지사표창 대상자에서 제외시키는 효과 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그 근거와 법적 효과가 위와 같은 행정규칙에 규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행정규칙의 내부적 구속력에 의하여 상대방에게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으로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그러나 나아가 이 사건 처분에서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원고의 비위사실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원심 판시 아파트에 대하여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의2 제1항 단서에 따른 동별 사용검사를 받도록 하여 준 것 자체를 부적법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사업주가 당초 사업의 승인조건인 도로의 기부채납을 이행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사용검사와 동일한 법적 효력이 있는 동별 사용검사를 받게 되면 기부채납을 제때에 이행하지 아니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담당 실무자인 원고로서는 사업주가 실제로 도로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여 기부채납을 이행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하여까지 면밀히 검토하여 결재권자에게 보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를 소홀히한 채 사업주에 대한 공증각서 징구로 충분한 것처럼 보고하여 동별 사용검사를 하여 주도록 결재를 받은 결과 당초 사업의 승인조건인 도로의 기부채납이 지연되게 하는 한편, 사업주의 채권자 일부가 동별 사용검사로 인하여 자신들의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지방공무원법 제48조에서 정한 성실의무를 위반한 징계사유가 없지 아니하다.
다만, 원고가 동별 사용검사를 받도록 한 경위 및 그 전후의 사정 등 기록에 나타난 사정들에 의하면, 그 비위의 정도는 가볍고 경과실이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함양군규칙에 의하여 견책을 선택한 다음 포상공적을 참작하여 불문경고로 감경한 함양군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처분이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 사건 청구가 이유 없는 이상, 원고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청구를 기각하는 것은 원고에게 불이익한 결과가 되므로,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